정수종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 서울대학교 기후테크센터장

정수종
강연일시 2024. 11. 12. 16:10-16:50
강연제목 연구발표 ④ - 초개체 꿀벌: 생존을 위한 선제적 분열

인간 활동, 특히 화석연료 사용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지구를 점점 더 뜨겁게 만들고 있다. 정수종 교수는 기후변화의 원인과 그 영향을 연구하는 기후과학자다. 그런데 기후과학자가 왜 벌을 연구할까? 대기 중 배출된 온실가스의 절반은 육상 및 해양 생태계가 흡수하고, 나머지 절반은 대기에 남는다. 육상생태계에서 상당량의 온실가스는 광합성을 통해 흡수되므로, 식물의 활동은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특히 많은 식물 종이 벌과 같은 수분매개자에 의존해 번식한다. 정 교수는 벌과 식물의 상호작용에서 비롯되는 기능적 다양성이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과 완화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지난 5년간 수분매개자 연구에 집중해 왔다.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는 대기오염이 꿀벌의 길찾기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며,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아프리카 대륙 크기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식물 번식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연 세부 제목 및 내용]

초개체 꿀벌: 생존을 위한 선제적 분열

각각의 개체들이 모여 마치 하나의 독립적인 개체처럼 행동하는 초개체(superorganism)인 꿀벌 군집은 섬세하게 분화된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이는 일벌들의 일령(나이)에 기반한다. 인간 사회에 비유되기도 하는 꿀벌 군집이 생존과 지속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발전시켜 온 전략에는, 우리가 직면한 분열과 소멸이라는 사회적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 이번 발표에서는 특히 우리 사회의 세대 갈등과 고령화 문제를 꿀벌 군집을 통해 조명하고자 한다. 생애 주기 마지막 단계에 이른 고령 일벌들이 더 많은 비행을 수행하며 군집의 에너지 흐름을 책임지는 전략이, 고령화되어 가는 우리 사회에 어떤 시사점을 줄 수 있는지 탐구할 것이다. 우리는 인간 사회의 복잡성과 문화적 가치, 신념이 꿀벌 사회와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도, 꿀벌 군집의 생존 전략을 우리 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