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F 다이어리

Ep.85

Ep.85연말엔 이 콘텐츠 어떠세요?

2021.12.29

안녕하세요. SDF 다이어리 구독자 여러분! 며칠 남지 않은 2021년, 어떻게 마무리하고 계시나요?

올 한해, 구독자 여러분은 무엇을 통해 업무와 일상에 새로운 영감을 얻으셨고, 또 내년을 준비하고 계신가요? SBS D포럼(SDF)을 만드는 미래팀원들은 한 해 동안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면서 시각을 확장하고 세상의 변화를 탐구하고 있는데요.

2021년에 보내드리는 마지막 SDF다이어리에서는 미래팀원들이 영감을 얻은 콘텐츠를 추천 &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SBS D포럼 2021>을 앞두고 우연히 접하게 된 책이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Survival of The Friendliest) 입니다. 몇 년 전 SNS에서 “친절함은 강함의 상징이다. 약함이 아니다”라는 명언을 보고, 마음에 들어 한동안 책상 앞에 붙여 놓고 있었는데요.

브라이언 헤어 美 듀크대학교 진화인류학, 심리학, 신경과학과 교수와 베네스 우즈 듀크대학교 진화인류학 연구원은 이 책에서 호모에렉투스나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한데 비해 호모 사피언스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경쟁에서 이겨서가 아니라 ‘다정함의 힘’으로 복잡한 상황에서도 협력하고 소통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사람은 생후 9개월쯤 되면 걸음마나 말을 떼기도 전에 손짓을 시작하는데, 손가락이 가리키는 것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섬세한 마음 읽기가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인 ‘마음이론’ 능력을 가지고, 지구에서 가장 정교한 방식으로 타인에 대한 연민과 공감 능력을 갖고, 보다 밀도 높고 큰 규모의 집단을 이루어 살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다윈의 이론이라 알고 있었던 ‘적자생존’도 원래는 다윈의 표현이 아니고, 그 의미도 잘못 전달됐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사람은 타인을 비인간화할 경우 언제든 한없이 잔인해질 수도 있어, 결국에는 민주주의 같은 시스템을 통한 보완은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올해 SDF의 주된 화두 ‘좋은 정치란 무엇인가’를 다시 떠올리게 되는 대목입니다. 저자들은 서로간의 노출이 커질수록 이해도가 커진다면서 직접 만날 수 없다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책 하나, 잘 만들어진 드라마 하나도 서로에 대한 편견과 갈등을 넘어서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제시합니다. 또 내전 상황에서도 보노보를 돌보는 것을 멈추지 않았던 콩고 사례를 들면서 결국 “동물에게 친절한 아이가 결국 다른 아이에게도 친절하다” 고 전합니다. 저자는 “우리의 삶은 얼마나 많은 적을 정복 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친구를 만들었는가로 평가해야 함을, 그것이 우리 종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숨은 비결이다”라고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그 친구는 꼭 사람이 아닌 개나 고양이, 보노보 등 그 어떤 생명체도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동물과의 대화>는 2004 출간된 초판이 국내 절판되었었는데 11월에 개정판으로 재출간 되었습니다. 출판사의 재정부담 때문인지 요즘은 ‘북펀딩’을 통해서 출간하는 마케팅 방식이 있습니다. 이번 개정판은 북펀딩 방식으로, 모금액에 도달하면 출간을 확정하는 방식으로 개인이 책값을 선결제하고 출간 여부를 기다리는 방식입니다.

(평소 의식 있는 최성락 PD는 참여하고 후원자에 이름을 올렸습니다.ㅎㅎ)

올해 SDF에 실천 윤리학의 거장, 피터 싱어 연사의 참여로 소외된 대상, 소수자성에 대한 가치를 다시한번 부각 시킬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는 일찍이 저서 ?동물해방?을 통해 동물권에 대한 개념과 가치를 세상에 던졌습니다.

그리고 대중의 구체적인 사고 전환의 방식을 저는 <동물과의 대화>에서 찾았습니다. ‘소통의 대상으로서 동물을 인식한다면 누가 함부로 동물을 대할 수 있을까?’ 향후 이 동물권 분야의 확장과 발전을 위하여 이 책을 추천하며, 동물을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는 당위성을 넘어 소통의 대상으로 인식하면 그들의 권리와 존엄에 대한 공감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입니다.

저자인 템플 그랜딘은 우리 시대 가장 뛰어나고 유명한 자폐인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자신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일반인을 능가하는 동물분야의 독보적인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SBS D포럼 2021 연사로도 함께 해주신 피터 싱어 프린스턴대학교 교수님의 신작입니다. ‘동물해방’이라는 거창한 이름 때문에 혹시나 아직 피터싱어 교수의 책을 읽어보지 못하신 분이라면 ‘왜 비건인가?’ 강력 추천합니다.

1차 적으로는 공장식 축산의 문제와 고통을 느끼는 동물에 대한 윤리에 대한 얘기지만, 결국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소수나 약 자에 대한 우리 삶의 태도와도 맞닿아 있다고 느끼는 구절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나는 고기 가 정말 좋다’하시는 독자 분께도 많은 영감을 줄 수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SDF2021에 어떤 연사를 섭외하는 게 좋을지 고민하기 위해 올 한해 정말 많은 책을 읽고 영화를 봤습니다. 제게 가장 큰 통찰을 안겨준 작품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My Octopus Teacher, 2020)>이었습니다. (고백하자면, 이 작품의 감독님을 포럼의 연사로 섭외하는 게 어떨지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답니다.)

작품을 보고 난 후, 각자가 느끼는 감동의 포인트는 다를 겁니다. 순수하고 열정적이며 강인한 삶의 태도를 보여준 주인공 ‘문어 선생님’, 관찰함으로써 생겨나는 타자(이 경우엔 문어 선생님)의 서사, 생태계 질서에 개입하지 않을 것을 선택한 담대한 감독, 인간과 비인간 존재 간 소통의 가능성, 더 나아가 동물권과 지구 환경의 소중함까지.

다큐 장르임을 감안하더라도 <나의 문어 선생님>의 톤은 시종일관 담담합니다. 정작 저는 몇 번이나 울컥하며 크게 감정 노동했습니다. 고향집에서 개를 키우며 여러 번 교감하는 경험을 해서인지 감독이 화면에 담으려 했던 기적 같은 순간들, 그때 느꼈을 감정이 무엇인지 알 것만 같았습니다. 이 작품을 보신 후엔, SDF2021의 연사였던 피터 싱어 교수의 강연을 다시보기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비인간의 존재와 공생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좋을지, 사고가 확장되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때 잠시 땀을 닦으면서 당신을 당신으로 만든 이야기를 들려달라.
당신이 멈추지 않기 위해 필요로 했던 이야기도 들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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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살아 있는 자의 귀로 듣겠다.”
<슬픈 세상의 기쁜 말>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시장 야채 가게 주인부터 재난 참사 가족들, 그리고 생존자들까지. 그렇게 생생한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담겨있습니다. ‘소리’라는 큰 화두 아래 SDF2021을 준비하면서 듣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던 중 만나게 된 이 책에서 ‘살아있는 자의 귀’라는 표현에 오랫동안 눈이 머물렀습니다. 용기를 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그 절절한 목소리들을 살아 있는 자의 귀로 듣는다면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달라질 수 있을까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 잔잔한 울림을 마주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긴 시간 준비한 SBS D 포럼 2021이 끝난 후 정말 여유로운 한낮의 휴식이 찾아온 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나의 독서!’라는 다짐 하나로 집어 든 책입니다. 책에 이런 구절이 나오는데요.

“가끔은 한 번도 던져보지 않은 물음을 스스로 내던지는 방식으로 내면의 민낯을 살펴야 한다. 나를 향한 질문이 매번 삶의 해법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삶의 후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더 나은 미래.. 거대한 담론을 다루는 SDF 제작진으로서 많은 연사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듣고자 했는데, 막상 제 스스로의 나은 삶을 위해서는 제대로 질문을 던지고 잘 나아가고 있는 것인가 뜨끔하더라고요. 업무가 바쁘다는 핑계로 제 주변 지인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못 건넸던 건 아닌지, 조금 더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들이 있었나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의 경험을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고, 나의 내면을 돌아볼 시간을 가지고 싶은 분께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나이든 코뿔소 ‘노든’은 어린 펭귄과 함께 길을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여정에서 스쳐가는 동물들의 모습은 세상에 다양하게 존재하는 우리 인간을 떠올리게 합니다.

코뿔소 노든은 코끼리 고아원에서 자신이 코끼리인 줄 알며 살아가다가 더 넓은 세상에 나가 가족을 이루고, 인간에게 상처를 받고, 파라다이스 동물원에 가게 되죠. 그곳에서 자신과 같은 목표를 가졌던 친구 ‘잉가부’와 안타까운 이별을 한 후 자신의 알이 아님에도 새 생명을 품는 데 전력을 다하는 ‘치쿠’와 함께 동물원을 벗어납니다.

살아온 환경도 생김새도 성격도 다른 코뿔소 노든과 펭귄 치쿠는 낯선 세상을 향해 함께 걷고 쉬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들에게 알 수 없는 내일은 서로가 함께 하는 긴긴밤이 지나고 나서야 찾아옵니다. 그렇게 태어나게 된 아기 펭귄은 노든에게 세상을 배우고, 세상에 태어나 한 번도 본 적 없는 바다를 찾아 떠납니다.

<긴긴밤>은 서로 다른 소우주로 살아가는 인간이 어떻게 함께 할 수 있고 연대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길 위의 장편 드라마입니다. 함께 존재함으로서 나를 알아가고, 세상에 한 발짝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고 이야기하는 듯합니다. 서로밖에 없는 우리라서 가능한 이야기가 이 책 속에 담겨있습니다.

영화 <소셜포비아>는 익명성에 가려 누군가를 쉽게 ‘혐오’하는 SNS의 이면을 잘 표현한 작품입니다. 영화를 보면 익명성이 벗겨진 순간 인간이 얼마나 무력해질 수 있는지도 알 수 있는데요. 7년 전 작품임에도 지금의 SNS 형태와 크기 다를 바가 없어 씁쓸하기도 합니다. ‘혐오’가 전 세계의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요즘, 온라인 속 잘못된 군중심리로 나는 누군가를 쉽게 혐오한 적이 없는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하는 영화입니다.

스웨덴의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요제프 파레스의 게임 개발사, 헤이즈라이트 스튜디오의 두번째 작품인 잇 테이크 투를 추천 드립니다. 12세 이상 등급의 게임으로 아이와 함께 또는 친구와 함께 할 수 있는 어렵지 않은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절대 혼자서 플레이 할 수 없습니다. 'It takes two to tango(탱고를 추려면 두 사람이 필요하다)'라는 영어 속담에서 가져온 게임의 제목처럼 꼭 두 명이 필요한 게임이죠. 게임의 시작은 이혼직전까지 싸움이 짙어진 부모님의 모습을 보고 딸 ‘로즈’는 부모님의 싸움의 궁극적인 원인이 자기에게 있다고 생각하며 자책합니다. 어떻게든 부모님의 관계를 위해 도움이 되고 싶었던 로즈는 학교 쓰레기통에서 주워 온 “사랑에 대한 책(Book of Love)”의 저자 닥터 하킴에게 눈물을 흘리며 부모님의 관계회복을 위해 소원을 빕니다. 그 간절함으로 부부의 영혼은 로즈가 만든 인형속에 갇히게 되고, 이혼 위기의 부부는 인형에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집안 구석구석을 돌며 문제를 해결해갑니다. 그 미션들은 꼭 부부가 협동을 해야만 해결할 수 있는 미션들이죠.

여행을 하는 듯한 플레이와 로맨틱 코미디를 보는 듯한 위트 있는 스토리로 가족 또는 친구들과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즐거운 게임입니다. 답답한 시기에 이 게임이 힐링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추천 드립니다.

뭐니 뭐니 해도 건강이 최고입니다. 처음 이 책 시리즈를 만나게 되었던 건 2017년 초였습니다. 그 후 이 시리즈를 통해 자연 의학이라는 분야가 현대인의 건강을 지키는 유익한 정보의 보물 창고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첫 번째 편은 각 질병에 대한 자연의학 처방전을, 두 번째 편은 자연 치료제들의 상세 효능에 대해, 그리고 마지막 편은 세계적인 자연의학자의 저서를 번역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현대인은 건강을 위협하는 많은 환경적 요소들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 책 시리즈를 통해 그런 위협들 앞에서 어떻게 내 몸을 지키고 대응할 수 있을지 소중한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 시리즈의 좋은 점은 무조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을 필요 없이 본인이 관심있고 필요한 정보를 찾아 골라 읽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2022년도 건강한 한 해가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다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제약이 많은 연말인데요. SDF가 추천하는 여러 콘텐츠와 함께 한 해를 정리해보시면 어떨까요? SDF는 내년에도 세상을 더 좋은 방향으로 만들고, 서로를 연결시키는 콘텐츠로 구독자 여러분과 소통하겠습니다. 따뜻하고 건강한 연말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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